토크쇼 '리영희와 친구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7-02 03:25
조회
488

토크쇼 '리영희와 친구들' 후기


재단 사무국


6월 2일 금요일, 재단에서는 리영희 선생과 함께 활동하신 후배 분들을 모시고 토크쇼 '리영희와 친구들'을 진행했다. 토크쇼는 재단의 김언경 이사 진행으로 임재경 선생(전 한겨레 부사장), 신홍범 선생(전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백영서 선생(세교연구소 이사장, 연세대 명예교수)께서 참여해주셨다. 테이블에는 앉지 않았지만 김선주 선생(전 한겨레 논설주간)께서도 객석에서 함께 해주셨다.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화의 자리를 통해 리영희 선생과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



임재경 선생은 리영희 선생께서 편지와 엽서를 누구보다 잘 쓰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리영희 선생이 방북사건으로 옥중에 계셨을 때 본인에게 보낸 편지를 당시에 한겨레신문에 실었는데, 개인적인 서신이 신문이 실린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사신이지만 신문에 실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단호한 말투에서 0 0 0에 대한 자신감과 리영희 선생에 대한 신뢰가 느껴졌다. 리영희 선생을 ‘훌륭한 언론인’이라는 조금 무미건조해 보이는 한 마디로 규정한 것에서도 식상하지 않은, 오히려 신선한 깊이가 느껴졌다. 리영희 선생의 기사를 보고 흥미와 호기심을 느껴 술 한 잔 하자고 먼저 다가간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임재경 선생의 리영희 선생과의 인연은 익숙하기 그지없는 ‘훌륭하다’는 말에서도 울림을 만들어낸다.



조선일보 외신부장 시절 리영희의 후배 신홍범 선생은 리영희 선생을 무엇보다 이상주의자로 기억했다. 억압이 없는 사회를 꿈꾸었던 리영희 선생의 이상주의 옆에는 타협보다는 신념을 선택하는 엄격함이 함께했다. 신홍범 선생은 지금의 조선일보를 본다면 리영희 선생께서는 “너희가 신문이냐, 니들이 기자냐”라고 하실 거라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일보에 대해 하고 있는 말이지만, 리영희 선생의 삶과 신념을 관통하는 엄격함과 이상주의를 생각하면 뻔한 말임에도 전혀 다른 무게로 들려온다. 신홍범 선생은 리영희재단이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전도하는 역할을 맡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셨다.



학교 밖에서 리영희 선생을 사숙했다고 하는 백영서 선생은 자신을 리영희 선생의 제도권 밖 조교라고 소개하셨다.  77년 리 선생 투옥 중에 재판 일을 밖에서 도와드리면서 선생의 댁에서 지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서재 방에서 지냈다고 한다.  서재에서는 리영희 선생의 책과 거기에 쓰여진 그의 메모를 동시에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서재에서는 선생께서 강조하신 글 쓰는 자세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 리영희 선생은 당신을 엔지니어로 규정하시며 글을 쓸 때 근거 수집에 있어서 ‘공학도적 엄밀성’(리영희 선생의 표현으로는 실사구시적 접근)을 중요시하였다. 이런 엄밀성은 선생의 서재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는데, 백영서 선생은 그 서재에서 무수히 많은 신문 스크랩을 발견했다고 한다. 거기에는 기사 작성에 필요한 국내외 자료들이 치밀하게 쌓여 있었던 것이다.



이번 토크쇼는 유튜브 영상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영상을 보고 리영희 선생에 대한 추억을 나누고, 나아가 그 정신을 어떻게 현재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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